테마형 펀드는 유행이 아니라 흐름이다
펀드에도 유행이 있다. 한때는 중국 펀드가 인기를 끌었고, 그다음엔 바이오 펀드가 주목받았다. 최근 몇 년간은 AI, 2차전지, 메타버스 같은 테마형 펀드가 MZ세대의 투자 입문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광고에는 매력적인 성장 가능성과 높은 수익률이 소개되고, 과거 실적은 눈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이 테마들이 실제로 내 자산을 불려주는지는 다른 이야기다. 테마형 펀드는 그 구조상 특정 산업의 흐름을 반영하기 때문에 기대 수익률은 크지만 리스크 또한 존재한다. 특히 투자 시점에 따라 성과가 크게 엇갈리기 때문에 '고점 따라잡기'를 피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글에서는 AI, 2차전지, 메타버스 펀드를 중심으로 테마형 펀드의 특징과 실전 투자 시 주의할 점을 다섯 가지로 정리해본다.
AI·2차전지·메타버스 펀드 투자 전략과 주의할 점
AI 펀드 – 기술 진보보다 수익 구조를 보라
AI 펀드는 인공지능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GPU를 만드는 반도체 기업, 클라우드 서버를 운영하는 플랫폼, 알고리즘 기반의 서비스 기업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AI 기술은 장기적으로 성장하더라도 단기 주가는 기술적 기대감에 휘둘릴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특정 대형주에 의존한 포트폴리오일 경우 시장 변동성에 취약하다. AI 펀드에 투자할 땐 기업 분산이 잘 되어 있는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균형 있게 구성돼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2차전지 펀드 – 소재주의 비중이 핵심이다
2차전지 펀드는 배터리 소재·부품·완성품에 투자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밸류체인에 초점을 맞췄는지다. 리튬, 니켈, 코발트 같은 원자재에 집중된 펀드는 국제 시세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반면 완성품 제조사 위주의 펀드는 수요에 따른 실적 변동이 크다. 따라서 투자 전에는 어떤 종목군에 비중이 있는지를 반드시 분석해야 하며, 중장기 투자보다 변동성 대응이 유연한 적립식 구조가 더 적합하다.
메타버스 펀드 – 개념 확장에 비해 실체는 아직 부족하다
메타버스는 가장 추상적인 테마 중 하나다. VR, AR, 게임, 콘텐츠, 가상경제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지만, 아직까지는 산업 구조가 명확하지 않다. 실제로 메타버스 펀드에 포함된 종목 중에는 기존 IT 기업들이 ‘이름만 걸친’ 경우도 많다. 이럴 경우 펀드는 테마의 방향성과 무관하게 전통 IT 주가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메타버스 펀드일수록 구성 종목을 꼭 확인하고, 펀드가 진짜 메타버스의 실현과 관련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지 체크해야 한다.
테마형 펀드는 시기 선택이 절반이다
테마형 펀드는 성과가 산업 사이클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대부분 투자자가 뉴스나 수익률 순위를 보고 펀드에 진입할 때는 이미 고점 근처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아직 시장에서 주목받지 않은 시점에 들어가면 초기 몇 년간 저조한 성과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타이밍이 불확실한 테마형 펀드는 적립식 투자, 분할 매수 전략이 훨씬 유리하다. 목돈을 한 번에 넣는 방식은 리스크가 크다.
포트폴리오 전체에서 테마펀드의 비중을 제한하라
테마형 펀드는 그 성격상 특정 산업에 집중된다. 따라서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는 전체 펀드 자산 중 10~20% 이내가 권장된다. 나머지는 시장 전반에 분산된 인덱스 펀드나 혼합형 펀드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 테마는 기회지만, 전부가 되어선 안 된다.
펀드도 트렌드가 아닌 기준으로 선택해야 자산이 된다
테마형 펀드는 분명히 흥미롭고 수익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높고, 시기와 구조에 따라 성과가 엇갈리는 특징이 있다. 우리는 유행에 휩쓸리는 소비자처럼 펀드를 선택할 것이 아니라, 전략을 갖춘 투자자로 움직여야 한다. AI, 2차전지, 메타버스는 모두 매력적인 키워드이지만, 그 안에 어떤 종목이 있는지, 언제 투자할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를 계획하지 않으면 오히려 고점에 진입해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 오늘 펀드 수익률 1위에 올랐다고 해서 내일도 1위를 유지할 거란 보장은 없다. 트렌드를 따라가되 기준을 가지고, 테마를 활용하되 전체 자산 속에서 균형을 맞추자. 그것이 부자가 테마형 펀드를 대하는 방식이다.